[앵커멘트]
한 번씩 지역 골목을 우연히 걷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을 발견하기도 하죠. 익숙했던 길에서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평소 보지 못했던 풍경을 마주하기도 하죠. 연제구 연산9동 토곡사거리 일원에 31년간 교직생활 이후 동화작가로 두 번째 삶을 시작한 한세경 작가의 동네책방도 그렇다고 합니다. 문화로드 공이철기자의 보돕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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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제구 토곡사거리 한 골목을 들여다보면 작은 골목을 따라 하얀 건물이 자리합니다.
지난 2003년 신춘문예 동화로 등단한 한세경 동화작가가 새롭게 문을 연 동네책방 그리고 동화카페입니다.
31년간의 교직생활을 접고 연산9동에 터를 잡은 이곳에서 한세경 작가는 또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.
인터뷰> 한세경 동화작가 "아이들이 제가 쓴 동화를 읽고 마음이 아픈 아이들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또 나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공감이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공감을 줄 수 있는 동화를 쓰고 싶다는 생각에 어떤 장소가 좋을까 하다가 동화카페를 운영해 보자 밑에는 책방 위에는 동화를 매개로 하나가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 하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."
지난 4월 문을 연 이곳 1층과 2층은 동화책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.
아기자기한 소품들은 동화책 나라로 여행을 온 듯한 풍경을 자아냅니다.
지난 7월부터는 '신비한 정원'이라는 이름으로 성인 대상 그림책 모임이 시작됐습니다.
동화가 아이들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라 성인에게도 또 다른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철학이 담겼습니다.
인터뷰> 한세경 동화작가 "나름 마음 한 구석이 텅 비지 않은 사람이 없어요. 다 나름대로 비어있는 그런 구멍들을 우리 서로 이야기하고 소통을 하면서 채워 나가는 그런 시간을 가져보는 거죠. 그래서 성인들이 마음이 풍족하고 비워진 부분이 채워질 때 가정에 돌아가서 또 우리 아이들이나 가족들에게 더 풍성한 분위기를 펼쳐 줄 수 있잖아요. 그런 의미에서 그림책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."
한세경 작가는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글쓰기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자 더 나아가서는 동화책을 매개로 지역의 작은 문화공간을 그려가고 있습니다.
동화책 속 담긴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누구에게나 주어진 삶을 함께 공유하는 이곳
한세경 작가는 작은 동네책방과 동화카페를 이어 우리의 이야기가 넘치는 정원을 꿈꾸고 있습니다. HCN뉴스 공이철입니다.